자연의 속살?바로 여기야!…호주 서남부 퍼스∼마가렛 리버
자! 선그라스부터 일단 벗자. ‘Discovering a different light.(다른 빛을 찾아서∼)’ 호주관광청이 올해 자연테마여행을 부르짖으며 과감하게 첫 카드로 내민 곳이 호주 서남부다. 그 신비로움을 체험하려면 그래서 선그라스부터 살짝 벗어줘야 한다. 호주 서남부는 블루, 레드, 화이트의 세가지 색을 품고 있다. 호주하면 혹시 귀가 따갑도록 시드니 여행만을 들어왔던가. 이제 새로운 여행 속으로 푹 빠져 보자.
■ 퍼스,프리맨틀의 블루
스완강과 짙푸른 하늘때문이었나 보다. 남태평양의 지중해에 왔다는 착각에 빠진 것은. 호주 서부의 주도인 퍼스. 동부 시드니에서 사막을 가로질러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외로운 도시다. 그 오아시스는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연중 푸근한 날씨를 자랑한다. 피부로 체감하는 사람들의 친절함은 더욱 따뜻하다.
퍼스에 도착한다면 먼저 언덕위 킹스 파크에 들러야 한다. 문명의 스카이라인과 푸른 스완강이 조화를 이루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패러세일링이 만들어내는 궤적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한장 찰칵.
킹스 파크 구경을 끝냈으면 도심투어 순서다. 퍼스여행은 기차역을 중심으로 남쪽 다운타운지역과 북쪽 노스브리지 지역으로 나뉜다. 오전에는 아케이드가 몰려있는 다운타운을, 오후·저녁에는
아시아풍의 노스브리지를 둘러본다 . 퍼스의 상징이 된 스완벨 타워에서 종치기 체험을 신호로 투어시작 . 다운타운의 보행자 거리인 머레이 스트리트 몰 광장에서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열리며 헤이스트리트 몰 런던코트는 런던의 골목길을 옮겨놓은 듯한 인상깊은 길이다 .. | |
노스브리지 초입에는 박물관 , 미술관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 그중 호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호주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을 빼놓치 말 것 . 오후 5 시경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 노스브리지에 몰려있는 아시아풍의 노천카페와 식당에서 시간을 보낸다 . 그 외로운 도시를 찾아 이주해온 아시아인들의 정취를 흠뻑 느낄수 있다 |
퍼스가 한국 백배커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도심의 웬만한 코스는 걸어서 둘러볼수 있고 공짜버스도 다니기 때문. 대부분의 박물관 입장도 무료다.
스완강을 따라 내려오면 바다와 맞닿는 곳에서 항구도시인 프리맨틀을 만날수 있다. 스완강보다 더 푸른바다와 중세풍의 건물이 어우러진 곳이다. 퍼스에서 프리맨틀까지는 기차나 페리로 30분. 퍼스주민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이기도 하다. 프리맨틀에서 낭만을 향유할 곳은 카푸치노 거리. 고풍스런 노천카페에 죽치고 앉아 오후내내 홀짝거리며 커피향에 푹 빠질수 있다. 전통시장인 프리맨틀 마켓은 바로 옆에 나란히 붙었는데 주말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정신병원을 개조해 만든 히스토릭 뮤지엄도 들려볼만한 곳. 자전거를 타며 바다를 지치도록 보고 싶다면 차가 다니지 않는 인근 로트네스트 섬으로 향한다. 정말 파랗다.
■ 서남부 작은 마을의 레드&화이트
도시를 벗어나 남쪽으로 질주. 호주 서남부는 와인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서핑을 즐길수 있는 해변, 과수원. 울창하고 흰 나무숲까지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제로 눈물을 쏙 빼놓았던 것은 붉은 노을 때문이었다. 사막에 펼쳐진 붉은 모래가 아니더라도 해안에서, 평원에서 숨막히는 일몰 일출을 감상할수 있다.
던스버러의 벙커베이 일대는 ‘레드’를 동시에 감상할수 있는 최고의 적지다. 퀘이 웨스트 리조트를 끼고 있는 벙커베이는 해변을 따라 일출이 전개된다. 무엇보다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 곳은 인근 화이트 하우스 등대다. 둥글게 펼쳐진 석양의 인도양 바다에 태양이 빠지는지 넋이 빠지는지 모른다. 버셀톤 부두에는 바다로 꼬마기차를 타고 가면 바닷속을 관찰할수 있는 해중 관측소가 마련돼 있다. 2km가량 난 철로 옆길은 낚시꾼 다이버들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하다.
서남단 마가렛리버 일대는 최근 뜨고 있는 호주 와인을 맛본다. 자그마치 60여개의 개성 넘치는 포도주 양조장이 늘어서 있다. 양조장에서는 와인테스팅과 함께 분위기 넘치는 식사가 가능하다. 20여개의 와인을 맛보다 보면 대낮부터 취기가 돌기도 한다. 얄링갑에서 아우구스타까지 뻗어있는 케이브 로드를 따라 와이너리 외에도 다양한 미술관이 자리잡았다. 흰색 지붕의 미술관에 들려 아티스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기념품을 사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만약 허니무너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 스파가 어우러진 샬레풍의 숙소인 포리스트 라이즈 에코 리트리트(Forest rise eco retreat)다. 야생동물 서식지에 별장식으로 운영되는 숙소에는 통유리창을 통해 야생동물이 뛰노는 모습을 볼수 있으며 평원에서 진행되는 이 지역 최대의 일몰을 감상할수 있다.
프레베리 비치와 마가렛 리버가 만나는 곳은 강과 흰 숲지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원주민 체험을 하는 이색 카누잉을 즐길수 있다. 프레베리 비치에서 흰 포말과 뒤섞이는 서퍼들을 뒤로 한채 마가렛 강을 거슬러 카누잉을 즐기다 허연 속살을 드러낸 나무숲에서 캥거루고기, 말린 과일 등으로 배를 채울수 있다. 부쉬투커 투어는 이 지역 최고의 체험투어로 명성이 높다.
스포츠투데이 3월10일
/퍼스·마가렛리버(호주)=글·사진 서영진 free1004@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