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철강업체의 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철강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철강재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과 원료탄의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데다 날로 늘어나는 중국의 철강재 수요로 철강원료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철강업체들은 공급계약기간을 확 늘리는 한편 투자지분 참여 등의 방법으로 원료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t당 46달러 정도였던 원료탄값이 올 들어 58달러대로 올랐고 철광석의 가격은 지난해 30달러에서 올해 37달러로 높아지는 등 철강원료의 가격이 크게 올라 안정적인 원료 확보 여부가 가격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17일 세계 최대의 철광석 수출업체인 브라질의 CVRD사와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해 20억달러어치가 넘는 10년치 물량을 확보했다. 내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10년간 총 1억300만t의 철광석을 들여온다.
포스코는 1979년 이 회사와 처음 구매계약을 한 뒤 매년 5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으나 10년 단위 장기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원료의 공급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른 외국의 철광석 공급업체들과도 장기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도 원자재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중국 사강(沙鋼)그룹과 연간 60만t의 원자재(슬래브) 공급계약을 맺었고 영국 코러스사, 브라질 CVRD사와 지분투자 등을 검토 중이다.
일본 철강업체들도 원료 확보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일본 JFE스틸은 최근 세계 최대의 원료탄 수출 회사며 세계 3위의 철광석 회사인 호주 BHP 빌리턴사와 2005년부터 11년간 연간 1600만t의 철광석을 구입하는 계약을 했다.
이 회사는 또 BHP 빌리턴사 등 3개 회사의 공동 소유인 서호주 지역 광산의 지분 20%를 매입, 내년 7월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특히 일본 내 5개 철강회사들은 공동으로 러시아 동부 에리가 탄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철강 원료가 부족해진 것은 중국의 철 소비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철강재의 30%를 소비한 중국은 앞으로도 매년 10% 이상씩 철을 더 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철강재 수요도 늘고 있다. 지난 1~9월 미국의 철강재 수입은 총 2336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 증가했다. 올 세계 철강생산 증가량은 지난해(9억t)의 10%인 10억3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