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초속 200㎞ 속도로 방출된 가스 2만 광년 길이 흐름 형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3천6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Virgo cluster)에서 별의 거대한 폭발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태양 5천만 개 질량의 가스 유출 흐름이 포착됐다.
연구팀은 이 은하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에 대한 최초의 고해상도 지도를 제작했다며 이런 가스 유출에 대한 이해는 새로운 별 형성과 은하 진화, 은하 사이 공간의 원소 분포 등을 밝히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전파 천문학 연구 센터(ICRAR) 소속 서호주대학 애덤 와츠 박사팀은 22일 과학 저널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서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은하 NGC 4383에서 유출된 길이 2만 광년의 거대한 가스 흐름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와츠 박사는 이 가스 흐름은 NGC 4383 중심부에서 발생한 강력한 항성 폭발로 막대한 양의 수소와 무거운 원소가 방출된 결과라며 이 가스 흐름 속의 가스양은 태양 질량의 5천만 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칠레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지름 8m 초거대망원경(VLT)에 장착된 광시야 분광 관측기(MUSE)와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로 처녀자리를 관측하는 ‘MAUVE 서베이’ 데이터를 활용해 고해상도 지도를 제작했다.
분석 결과 NGC 4383 중심부에서 초속 200㎞ 이상의 속도로 방출된 가스의 흐름이 2만 광년에 걸쳐 펼쳐져 있으며, 그 속에는 수소와 함께 산소, 질소, 황 등 여러 가지 원소가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와츠 박사는 “은하에서 가스 유출은 감지가 매우 어려워 이에 관한 물리적 특성은 알려진 게 거의 없다”며 “포착된 가스에는 무거운 원소가 매우 풍부해 방출된 가스에서 수소와 금속이 혼합되는 과정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초신성 폭발 등에서 방출된 가스는 은하 내의 별과 별 사이는 물론 은하와 은하 사이로 퍼져 영원히 떠돌게 되며, 은하에서 별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형성될 수 있는지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논문 공동 저자로 MAUVE 관측을 주도하고 있는 바버라 카티넬라 교수는 “가스 유출 같은 물리적 과정이 은하에서 어떻게 별 형성을 멈추게 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MAUVE 관측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NGC 4383에서 무언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관측 결과는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며 “앞으로 MAUVE 관측에서 이 영역 우주에서 가스 유출의 중요한 역할이 자세히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출처 :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 ‘MAUVE: A 6 kpc bipolar outflow launched from NGC4383, one of the most Hi-rich galaxies in the Virgo cluster’, https://academic.oup.com/mnras/article-lookup/doi/10.1093/mnras/stae898
scitech@yna.co.kr 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