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호주 上 – 퍼스, 서호주의 시드니 ‘퍼스’를 만나다.

호주를 떠올릴 때 우리는 흔히 시드니나 멜버른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만큼 서호주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땅이다. 하지만 최근 주도 퍼스(Perth)를 중심으로 한 서호주의 관광지들이 조금씩 그 베일을 벗어내기 시작했다.

– 서호주 관광의 핵, 자연과 어울린 모던한 도시

서호주는 호주의 6개 주 중 가장 드넓은 곳으로 전체 호주의 3분의 1일 차지한다. 때문에 서호주가 품고 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들판을 달리다보면 흰 모래사장이 펼쳐진 해변을 만나기도 하고, 울창한 숲 속에 들어와 있기도 한다. 또 바다와 같이 드넓은 강기슭에 와 닿기도 하고, 헐벗었지만 자연의 신비를 드러내는 사막 한 복판에 서 있기도 한다.

이러한 서호주 전체를 돌아볼 욕심이라면 한 달이라도 빡빡한 일정이기 쉽다. 하지만 스완강을 낀 퍼스를 거점으로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면 서호주의 매력도 한 손에 거머쥘 수 있다. 기암괴석들로 가득한 피나클과 응고된 거대한 파도를 연상시키는 웨이브락, 호주의 유명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이너리, 고풍스런 항구도시 프리맨틀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하지만 먼저 서호주의 심장인 퍼스를 꼼꼼히 챙겨보자. 인도양으로 흘러드는 강과 어울려 도심의 멋들어진 스카이라인을 엮어내는 퍼스는 서호주 관광의 핵이다.

퍼스의 도심을 달리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물줄기를 만나게 된다. 언뜻 보면 바다로 착각할 만큼 스완강은 광활하다. 이 스완강을 젖줄로 삼아 퍼스가 현대적인 멋을 자랑하며 서 있는 것이다. 퍼스를 상징하는 것은 다름 아닌 수많은 보트나 요트들이다. 평균적으로 4가구당 1가구가 배를 소유하고 있을 만큼, 넓은 강을 이용한 레저가 발달한 퍼스는 주말이나 뜨거운 여름이면 새파란 강위에 흰색의 보트들이 그득해진다. 잔잔한 강의 흐름과 배를 의지할 만큼 적당히 불어주는 인도양의 바람은 요트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낸다. ‘리버사이드 드라이브’로 불리는 가로수길은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강변에서 노니는 펠리컨이나 검은 백조인 흑조를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노스 브리지 지역에 위치한 스완벨 타워(Swan Bell Tower)는 수많은 유리로 뒤덮여 있다. 높이가 82.5m에 이르는 이 탑은 18개의 종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웅대한 강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으며, 직접 종을 쳐볼 수도 있다.

시내로 발길을 돌리면 중심가가 밀집돼 있어 도보로 시내관광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꼭 들려봐야 할 곳은 퍼스 조폐소(Perth Mint). 19세기 이민자들이 열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조폐소는 금과 동전이 주조되는 모습을 직접 관람할 수 있으며, 매일 순금을 녹여 주조하는 장면을 재현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현대적인 건물들과 상점들이 밀집한 중심가에 위치한 런던코트는 마치 런던 거리를 통째로 옮겨다 놓은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저 한적하게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자의 자유와 이국적인 멋이 우러난다.

– 고층건물이 만들낸 스카이라인이 ‘한 눈에’

킹스파크(Kings Park)는 퍼스관광의 백미라 할만하다. 스완강과 퍼스 중심가의 고층건물들이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장 훌륭한 조망 장소는 전쟁기념탑 부근으로 좌측으로는 도심을, 우측으로는 스완강을 바라볼 수 있다.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 인도양까지 눈에 들어온다니 과연 ‘왕들의 공원’이라 칭할 법하다. 도심 한 쪽 끝 언덕에 자리한 킹스파크에 오르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해질 무렵. 바다 쪽에서 비스듬히 밀려드는 햇살이 만들어내는 오렌지빛 풍경은 가히 황홀경이다.

스완강변에 펼쳐진 넓은 삼림을 그대로 공원으로 만들어낸 킹스파크는 끝없이 이어진 유칼리 가로수와 잘 다듬어진 잔디가 발길을 붙들어 휴식을 ‘강요’한다. 주말이면 가족과 연인들이 몰려들어 여유를 즐기며, 홀로 책을 벗 삼아 잔디에 누워 망중한에 빠진 이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총 면적 400헥타르에 이르는 킹스파크는 봄이면 각종 동식물들이 그들만의 낙원을 이룬다. 온갖 야생화들과 새들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린다. 공원 곳곳에는 각종 음식점과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어 다리쉼을 겸해 입을 즐겁게 하기에도 좋다.

★서호주 퍼스는 우리나라보다 약 1시간 정도 느리다. 때문에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는 장시간의 비행에도 시차적응으로 고생할 일은 없다. 계절은 한국과 정반대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두툼한 파카는 필요 없다. 여름 평균 기온이 27℃, 겨울에도 13℃로 온화해 봄·가을용 점퍼 하나면 충분하다.

★선글라스는 필수다. 서호주는 평균 일조량이 8시간으로 호주에서 가장 햇볕이 잘 드는 곳이다. 사막과 해변 등 자외선과 강렬한 햇살을 피하기 위해서는 선크림과 선글라스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또 하나 길거리에서 고성방가나 추태는 금물이다. 이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퍼스에서는 바로 경찰서로 끌려간다니 주의를 요한다. 환율은 1호주달러에 800원 정도.

호주 글·사진〓서동철 기자 seo@traveltimes.co.kr
취재협조〓싱가포르항공 02-3455-6608발행일 ? 2005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