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서호주를 주목하라

지난 10월 25일 하나은행이 개최한 서호주 투자설명회. 이날 설명회에는 150명이 넘는 이 은행 PB 고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4시간여 진행된 설명회 동안 고객들은 틈틈이 메모지에 내용을 열심히 적는 등 여느 설명회와는 다른 진지한 분위기를 보였다. 설명회가 끝난 후에는 프리젠테이션을 담당했던 전문가들에게 직접 찾아가 “호주 투자가 안정적인 게 사실이냐”“얼마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지 자세히 얘기해 달라”“교육 환경은 어떠냐”“시드니 등이 포진한 동호주와는 어떻게 다르냐” 등의 세부 사안에 대한 질문들을 쉴새 없이 쏟아냈다.

 

해외 투자 관심은 각종 규제 완화 탓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 머물러 있던 유동자금이 이제는 해외를 타깃으로 움직이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최근 직접 투자 한도액과 송금 한도가 크게 늘어난 것이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지난 7월 1일 외국환 거래규정의 변경으로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 한도액은 기존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확대 됐으며, 주택구입 자금 송금 한도를 50만달러로 늘린 ‘해외 부동산 취득 규제완화’ 조치로 해외 부동산 투자의 숨통이트였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됐다. 국내에 국한되어 있던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시야를 넓혀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게 된 것이다.

국내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것도 한 요인이다. 실제로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시행된 후 아파트·토지 시장 등의 부동산 경기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들어선 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이 역시 투자가치가 있는 매물이 마땅하지 않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주식시장에 진출하자니, 리스크가 부담스럽다.

 

왜 하필 서호주인가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옮겨져 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는 해외 투자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몇몇 투자자들의 경우 실제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투자자들이 섣불리 해외에 투자하지 못하는 건 해외투자 자문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버젓이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하는 해외 투자 관련 컨설팅 회사들마저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호주가 부각되고 있다. 서호주는 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자본을 유치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적이다. 해외 주요 지역에 관광청과 주 정부 대표부를 파견하고, 지속적인 투자 설명회를 유치할 정도로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것.

코코스 인터내셔날 한석종 대표는 “서호주의 경우 주 정부 에서 150만호주달러를 프로모션 비용으로 책정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서호주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서호주는 지난 10년 동안 OECD 전체 국가의 평균 경제성장률인 2.7%를 웃도는 평균 4.1%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머징 마켓은 언제나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지리적인 근접성도 서호주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배경이다. 아직까지 우리와의 직항노선은 없으나, 싱가포르·홍콩 등에는 이미 직항 노선이 개설되고, 이들 지역의 투자자들이 서호주로의 실질적인 투자도 많이 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동남아의 허브로서의 서호주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어떤 사업이 유망하나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서호주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까. 외식업·포도농장·전복사업·호텔리조트·양돈장 등을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꼽고 있다.

한석종 대표는 “외식업의 경우 약 50만?100만호주달러( 약 4억?8억원) 정도의 투자로 평균 15?20% 정도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무엇보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현지인들을 타깃으로 한 차별화된 컨셉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와이너리(포도 농장)도 유망한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서호주정부 한국대표부 유영찬 대표는 “200만?300만호주달러(약 16억?24억원)의 투자를 통해 작은 레스토랑과 농장, 숙박업을 겸할 수 있는 와이너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수익률은 물론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려는 투자자들의 욕구와 부합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규모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호텔&리조트·골프장 사업이, 소액 투자자들은 양돈농장·전복사업 등이 유망한 투자사업 분야로 꼽힌다.

 

부동산 투자는 어떨까

한반도의 30배가 넘는 서호주는 큰 땅덩어리에도 불구하고, 인구는 고작 200만명 남짓된다. 이에 따라 황무지·사막 등의 공지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 공지의 경우 대부분 개발계획조차 없는 지역이 많다. 때문에 투자를 할 때도 어디가 공지인지, 어디가 유용한 지역인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서호주 정부의 경우 장기적인 개발계획 하에 토지·아파트 등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개발 일정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서호주에서는 퍼스지역이 동호주의 시드니·멜버른의 역할을 하는, 경제 중심도시로 꼽힌다. 퍼스를 중심으로 인근에 위치한 프리멘탈·만듀라·범버리·알바니 등에 대부분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들 지역이 투자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한석종 대표는 “퍼스를 중심으로 인근 외곽지역의 경우 25만호주달러(약 2억원) 수준이던 주택들이 몇 년 사이 5?6배 이상 상승한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 들어 퍼스 근교의 벤틀리에는 2?3층 이상의 고급 주택들이 점차 들어서는 것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일반적으로 2?3년 사이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10배 이상 상승한 경우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목할 것은 이런 가격 상승이 투기에 의한 인플레가 아니라는 것. 즉 버블이 아닌, 실수요에 따른 가격 상승인 것이다.호주인들의 성향이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보다 단순 거주 목적의 주거지를 소유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투기 성향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INTERVIEW | 호주투자 성공 전략“노후 겨냥 장기적인 관점서 접근”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수익률이겠지만, 서호주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길 원하는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호주정부 한국대표부 유영찬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서호주 투자를 주문한다. 눈 앞에 보이는 투자 수익률에 급급하기보다 노후를 대비한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접근 방식이 옳은 방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서호주 투자를 문의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서호주에 직접 거주하면서, 장기적인 사업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기후·교육환경 등 서호주가 갖추고 있는 거주 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이 같은 니즈를 더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서호주를 선택한다는 것.

100만~300만호주달러 수준이면 서호주에서 장기적인 터전을 마련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 정도 투자금액이면 거주지와 함께 외식업이나 와이너리(포도 농장) 등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들 사업의 경우 수익률도 높아, 일반적으로 10~1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특히 와이너리의 경우 수익률뿐만 아니라, 전원생활을 하는 듯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진출해 있는 일본·동남아 지역의 투자자들도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장기적인 투자 성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사업 투자 후의 만족도도 높아 동남아 지역의 투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호주로의 투자 방법은 디벨로퍼, 지분 참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 주정부 내 관광사업 투자 유치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관광개발특구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주정부는 현재 10년 계획으로, 관광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경우 자국 자본만이 아닌, 해외 자본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400억원 정도 여유자금이 있다면 이 지역에 호텔&리조트를 추진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겠다.

유 대표는 “서호주에 투자할 때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린 후에 해야 하며, 단기적인 수익률을 원한다면 굳이 익숙하지 않은 서호주에 투자할 필요 없이 한국에서 투자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유영찬
서호주정부 한국대표부 대표

 


INTERVIEW | 호주투자 성공 전략

“아이템 선정, 한류 열풍 이용”

“한류 열풍은 동남아시아에만 불고 있는 게 아닙니다. 직접 호주를 방문해 보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아진 것을 알 수 있죠. 서호주에 투자할 때는 이 같은 트렌드를 이용한 투자방법을 충분히 고려해 봐야 할 것입니다.”

코코스 인터내셔날 한석종 대표는 서호주에 투자할 때는 “한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업 아이템을 고민할 때는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컨대, 서호주의 경우 최근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한국 음식점을 접했을 때는 우리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문턱 앞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다반사란다. 때문에 음식점 하나를 차리더라도 메뉴·소스 등에 있어 최대한 현지화 시키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가 성공 사례로 제시한 호주의 한국음식점 ‘아리랑’은 이 같은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식당이다. 이 식당의 경우 모든 메뉴를 영어로 표기하고 있으며, 디저트는 커피·케이크 등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제공한다. 때문에 현지인들의 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리랑의 주인은 한국 사람이 아닌, 터키인이다.

아시아 상품들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규모 쇼핑몰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50만~100만호주달러 규모의 투자자금으로, 최대한 동양적인 컨셉트의 쇼핑몰을 차린다면 충분히 현지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 서호주에는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한 소규모 식료품 가게는 많지만, 아직까지 이 같은 규모의 아시아 전문 쇼핑몰은 없는 상황이다.

이 역시 현지화가 관건이다. 콘텐츠는 한국적이되, 포장은 현지인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최대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이 외에도 연간 2만명이 넘는 한국 유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영어학원, 비즈니스호텔 등도 높은 투자 수익률이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꼽았다.

 

윤종성 기자(jsyoon@ermedia.net)